
포기하기 전에는 실패가 아니다.
이게 내가 지금까지 실패가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창업의 철학이기도 하다.
나는 58세에 창업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사업이었다.
그 사업의 투자 자금을 줄이려고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지금의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졌다.
순서대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동남아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따뜻한 나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동남아.
평생 갈 거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가야 했다.
마침 예전에 투자해둔 곳에서 오퍼가 있었다.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 빠르게 이민을 갔다.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이 학교도 도착해서 알아볼 정도로
그렇게 급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6개월 만에 다시 건강 문제가 생겼다.
돌아와야 했다.
처음엔 나 혼자 들어왔다.
한국에서 혼자 지냈다.
밥을 혼자 먹고, 병원을 혼자 갔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1년 사이 두 번의 이사였다.
중고 에어컨
이민 가기 전에 준비하던 사업이 있었다.
중고 에어컨의 가격을 산정하고,
거래를 연결하고,
설치까지 이어주는 플랫폼.
처음 계획은 단순했다.
개발은 외주를 주고,
한국의 중고 에어컨을 동남아에 수출하는 것.
시장은 있었다.
수요처도 있었다.
그런데 왜 굳이 거래 플랫폼까지 만들려고 했을까.
한국에서 중고 에어컨 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출할 물건이 없는데 수출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시장을 파고들었다.
중고 에어컨 유통의 문제가 뭔지 알게 됐다.
그 문제를 해결하면
수출 물량도 자연스럽게 확보되는 구조.
그게 플랫폼이었다.
개발비
그런데 벽에 부딪혔다.
AI 기반 플랫폼 앱을 개발하는 비용이
단순 앱 개발비의 4배였다.
4배.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금이 바닥날 판이었다.
그래서 바이브 코딩에 눈을 돌렸다.
처음엔 개발비를 아끼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달라졌다.
지금은 프론트엔드뿐 아니라 백엔드까지
내가 직접 개발하고 있다.
60세를 앞둔 사람이
서버를 열고, API를 붙이고, 배포를 한다.
지금은 LLM 공부를 하고 있다.
이건 혼자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
대학들과 MOU를 맺고 가족회사를 등록하며
산학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새벽 2시 8분
주위에서 말한다.
“건강 좀 챙기세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도 새벽까지 노트북과 씨름하다가
잠깐 눈을 붙인다.
이 사업은 아직 투자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1인 기업을 창업했다.
또 다른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까지 400만원 넘게 썼고,
수익은 0원이다.
보통 이런 걸 실패라고 부른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포기하기 전에는 실패가 아니다.
이건 창업의 철학이면서
지금 나를 버티게 하는 기둥이다.
언젠가는 될 것이다.
지금 시각이 새벽 2시 8분이다.
오늘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