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 진짜였다
작년 11월이었다. 마트 영수증을 보다가 멍해졌다. 삼겹살 200g에 9,800원. 분명히 1년 전엔 6,500원이었는데. 아파트 관리비도 꾸준히 오르고, 주차비도 올랐고, 심지어 회사 구내식당 백반도 7,500원이 됐다. 그런데 내 통장 잔고는 딱히 늘지 않았다. 이러다간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느 날부터 주식 관련 영상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넘겼는데, 어느 영상에서 “직장인 평균 여유자금 월 50만원으로 10년 투자하면…” 이런 내용이 나오는 걸 보고 잠깐 멈췄다. 솔직히 투자 같은 거 나랑은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주식은 돈 많은 사람들 하는 거 아닌가, 괜히 손댔다가 잃으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결심했다. 일단 100만원만 넣어보자. 잃어도 큰 타격 없는 금액으로.
계좌 만들기부터 막혔던 현실
막상 시작하려니 뭐가 뭔지 몰랐다. 증권사가 이렇게 많은지도 처음 알았다. 키움증권, 미래에셋,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토스증권… 검색하다 보니 2026년 기준으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사용자 수 1위는 키움증권이라고 나왔다. 하지만 초보한테는 인터페이스가 좀 복잡하다는 말도 많았다. 결국 나는 토스증권으로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토스 앱을 이미 쓰고 있었고, 계좌 개설이 5분도 안 걸렸다.
- 토스증권: 인터페이스 단순, 초보 접근성 높음, 국내외 주식 모두 가능
- 키움증권: 거래 수수료 저렴, 기능 많지만 복잡함
- 미래에셋증권: 해외주식 특화, 리서치 자료 풍부
- 삼성증권: 오프라인 지점 이용 가능, 중장년층 선호
2026년 현재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온라인 기준 0.015%~0.25% 수준이다. 토스증권은 국내 주식 기본 수수료가 0.015%라 소액 투자자한테 나쁘지 않다. 100만원 기준으로 1회 매수 시 수수료가 150원 정도니까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
처음 100만원, 어디에 넣었나
계좌에 100만원을 딱 넣고 나서… 아무것도 못 샀다. 화면에 종목이 수천 개인데 뭘 사야 할지 전혀 모르겠는 거다. 그래서 일단 유명한 것부터 사보자는 심보로 삼성전자를 검색했다. 2025년 말~2026년 초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5만 5천원대였다.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주수를 계산해보니 약 18주. 일단 10주만 샀다. 55만원치.
나머지 45만원은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일단 두었다. 그러다 ETF라는 걸 알게 됐다. ETF는 주식을 여러 개 묶어서 하나처럼 사고파는 거라고 이해했다. 예를 들어 KODEX 200이라는 ETF는 코스피200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인데, 한국 대표 기업 200개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2026년 3월 기준 KODEX 200 가격이 약 32,000원대였다. 45만원으로 14주 샀다. 이게 나의 첫 포트폴리오였다.
- 삼성전자 10주 × 55,000원 = 550,000원
- KODEX 200 ETF 14주 × 32,000원 = 448,000원
- 잔액: 약 2,000원 (수수료 차감 후)
→ 개별종목 + ETF 분산으로 리스크 줄이기
6개월 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솔직하게 쓴다. 처음 한 달은 하루에도 열 번씩 앱을 열어봤다. 1%만 내려가도 심장이 쿵했고, 2% 오르면 기분이 좋았다. 이게 정상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걸 ‘주식 멘탈 훈련 기간’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더라. 2025년 12월에 삼성전자가 갑자기 4% 빠지는 날이 있었다. 그날 손실이 약 22,000원이었는데 마치 5만원짜리 지폐 한 장이 날아간 것처럼 기분 나빴다.
반대로 2026년 2월엔 반도체 관련 뉴스 호재로 삼성전자가 3일 연속 오른 적이 있었다. 그때 수익이 약 38,000원이었는데,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안 팔았다. 이게 맞는 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6개월 후 결과적으로는 원금 100만원에서 +67,000원 수익이었다. 수익률로 치면 6.7%.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026년 현재 연 3.2%~3.5% 수준이니까, 6개월 기준으로 약 1.6%와 비교하면 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물론 운이 좋았던 부분도 있다.
초보가 꼭 알아야 할 기본 용어 정리
처음 접할 때 용어 때문에 많이 헷갈렸다. 이것만 알면 뉴스 보는 것도 달라진다.
- 시가총액: 주식 한 주 가격 × 총 발행 주식 수. 기업의 시장 가치. 클수록 대기업.
- PER (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 낮을수록 저평가 가능성.
- 배당: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 연 1~2회.
- ETF: 여러 종목을 묶은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하는 상품. 분산투자 효과.
- 52주 최고가/최저가: 최근 1년 내 가장 높았던/낮았던 가격. 현재 위치 파악에 유용.
- 거래량: 하루에 사고팔린 주식 수. 급등/급락 시 이상 거래 여부 확인용.
초보가 하면 안 되는 행동들
직접 겪고 주변 사례도 보면서 느낀 것들이다. 이것만 안 해도 큰 손해는 막는다.
- 단톡방·유튜브 ‘급등 종목’ 추천 따라 사기: 이미 오른 후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
- 전 재산 올인: 생활비, 비상금은 절대 건드리지 말 것
- 하루 종일 HTS·MTS 들여다보기: 감정적 매매로 이어짐
- 손실 났을 때 바로 팔기: ‘공포 매도’는 손실 확정
- 빚 내서 투자 (신용거래): 초보에게 신용거래는 절대 금물
- 테마주·작전주 추격 매수: 뒤늦게 올라탔다가 상투 잡는 경우 많음
특히 단톡방 종목 추천은 진짜 조심해야 한다. 내가 아는 사람도 어딘가에서 ‘내일 급등 예정’이라는 종목 받아서 200만원 넣었다가 다음 날 -18% 맞고 패닉 셀 했다. 결국 36만원 손해였다. 2026년 현재도 이런 불법 리딩방, 주식 리딩 텔레그램 등은 금융감독원에서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승이다.
ISA 계좌, 몰랐으면 손해볼 뻔했다
투자 시작하고 2개월쯤 됐을 때 세금 얘기를 처음 접했다. 주식 수익에도 세금이 붙는다는 건 알았지만,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하면 절세가 된다는 건 몰랐다. 2026년 현재 기준으로 일반형 ISA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 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원이다. 즉, ISA 계좌 안에서 발생한 수익은 200만원까지 세금을 안 낸다.
일반 계좌에서 주식 매매차익은 현재 국내 주식 기준으로 대주주 요건 해당 시 과세, 해외주식은 연 250만원 초과분에 22% 양도세가 붙는다. 소액 투자자라도 해외 ETF나 미국 주식 담을 거면 ISA 계좌를 먼저 만드는 게 낫다. 나는 뒤늦게 알아서 나중에 따로 ISA 계좌를 개설했다.
6개월 후, 달라진 것들
돈을 많이 번 건 아니다. 67,000원 수익이면 치킨 두 마리 값이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 뉴스를 볼 때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연준 금리 동결”이라는 기사가 예전엔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는 ‘그럼 성장주에 유리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