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문득 든 생각이 여기까지 왔다
올해 3월이었다. 야근 끝에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스마트폰 화면을 멍하니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하지?” 월급은 340만 원 남짓,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은 230만 원. 남는 게 없다는 느낌이 만성이 돼버린 상태였다. 그냥 막연하게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1인 창업’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유튜브 영상이나 카페 글들 위주로 봤는데, 너무 성공 사례 위주거나 반대로 너무 겁주는 글들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발품 팔고 알아본 내용들을 그냥 솔직하게 써두려고 한다. 화려한 성공 얘기는 없고, 2026년 기준으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1인 창업, 사실 생각보다 문턱이 낮다
제일 먼저 놀란 건 사업자 등록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점이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보통 1~2일 안에 처리된다. 비용은 0원. 말 그대로 무료다. 2026년 현재 기준으로 개인사업자(일반과세자 또는 간이과세자)로 시작하는 경우, 연 매출 1억 400만 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분류되고 부가세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내가 직접 해보니까 필요한 서류는 신분증 하나였다. 업종 코드만 제대로 골라 넣으면 되는데, 이게 처음엔 좀 헷갈린다. 나는 온라인 콘텐츠 판매로 시작했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했고, 이후에 스마트스토어까지 연동하는 데 총 사흘이 걸렸다.
- 간이과세자: 연 매출 1억 400만 원 미만 / 부가세 부담 낮음 / 세금계산서 발행 제한
- 일반과세자: 매출 제한 없음 / 부가세 10% 납부 / 세금계산서 발행 가능
- B2B 거래가 많다면 처음부터 일반과세자가 유리할 수 있음
실제로 얼마가 들었나 — 초기 비용 솔직 공개
많은 사람들이 “1인 창업은 돈 없어도 된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 경우를 기준으로 초기 6개월 동안 든 비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 사업자 등록 및 통신판매업 신고: 12,000원 (지역 구청 신고 수수료 포함)
- 노트북 업그레이드: 89만 원 (기존 것이 너무 느려서)
- 디자인 툴 구독 (Canva Pro + 어도비 익스프레스): 월 29,000원
-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매출의 약 5.85% (카드결제 포함 시)
- 세무사 기장 서비스: 월 55,000원 (간이과세자 기준)
6개월 합산으로 약 150만 원 정도 나갔다. 처음에 “무자본 창업”이라는 말만 믿고 뛰어들었다면 당황했을 금액이다. 물론 이 중에 노트북은 원래 쓰던 걸 그냥 쓸 수도 있으니, 최소 비용으로 따지면 40~50만 원 선에서 시작이 가능하긴 하다.
내가 선택한 업종 — 왜 콘텐츠 판매였나
40대에 1인 창업을 고민할 때 제일 막히는 게 “뭘 팔아야 하나”다. 나는 직장에서 15년간 마케팅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그 경험을 PDF 가이드 형태로 만들어 파는 것부터 시작했다. 첫 번째 상품은 “중소기업 SNS 마케팅 실전 가이드”였고, 가격은 19,800원으로 책정했다.
론칭 첫 달인 4월, 판매량은 딱 7건이었다. 수익으로 따지면 138,600원. 솔직히 웃음이 나왔다. 근데 여기서 그만두느냐, 계속하느냐가 갈리는 지점인 것 같다. 나는 계속했고, 5월에는 23건, 6월에는 41건으로 늘었다. 상품 라인업도 3개로 늘리고, 단가도 29,800원짜리를 추가했다.
- 크몽: 수수료 20% / 전문가 등록 후 판매 / 서비스형에 강점
-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5.85% / 디지털 상품 가능 / 검색 유입 유리
- 탈잉: 수수료 15% / 클래스·강의 형태 / 수강 후기 중요
- 자체 스토어(임포트): 수수료 3~5% / 초기 셋업 필요 / 장기적으로 유리
정부 지원금 — 찾아보니 진짜 있었다
이건 솔직히 검색하다가 알게 된 거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중에 창업 7년 미만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융자 상품이 있다. 2026년 현재 기준으로 직접대출 금리는 연 2.9~3.5% 수준이고, 한도는 최대 1억 원이다. 창업 초기엔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네스트’ 보증도 알아볼 만하다.
그리고 서울시 한정으로 ‘서울형 강소기업’ 지원이나 자치구별 소상공인 바우처 지원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구에서는 1인 창업자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교육비를 연 50만 원까지 지원해줬다. 이런 건 구청 홈페이지나 ‘기업마당(bizinfo.go.kr)’에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 기업마당 (bizinfo.go.kr): 정부 지원사업 통합 검색
- 소상공인마당 (sbiz.or.kr):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운영
- 창업넷 (k-startup.go.kr): 창업 지원 프로그램 모음
- 지역 자치구 홈페이지: 구별 소상공인 지원금 공고
세금 — 모르면 나중에 진짜 당황한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연말정산이 끝이었는데, 사업자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직접 해야 하고, 부가세 신고도 별도로 있다. 간이과세자 기준으로는 부가세 신고가 1년에 1회(1월)지만, 일반과세자는 6개월에 1회다.
내가 세무사에게 맡기기로 한 이유가 여기 있다. 월 55,000원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경비처리나 공제 항목을 제대로 챙기면 절세 금액이 훨씬 크다. 예를 들어 노트북, 인터넷 요금, 구독 서비스 등을 모두 사업 경비로 잡으면 연간 100만 원 이상 절세가 된다는 걸 세무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 직접 신고하려면 홈택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처음 1~2년은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게 낫다고 본다.
현실적인 주의사항 —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6개월 넘게 해보면서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있다. 좋은 말만 할 생각은 없으니 직접 겪은 것 기준으로 솔직하게 적는다.
- 수익 생기기까지 최소 3개월은 잡아야 한다. 한 달 만에 뭔가 되길 기대하면 멘탈이 무너진다.
- 직장과 병행하는 경우, 겸업 금지 조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회사 취업규칙에 따라 부업 자체가 규정 위반일 수 있다. 나는 사전에 인사팀에 비공식으로 확인했다.
- SNS 마케팅은 공짜가 아니다. 시간이 돈이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관리까지 합치면 하루 2~3시간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 사업자 명의 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개인 지출과 사업 지출을 섞으면 나중에 경비처리가 엉망이 된다.
- 플랫폼 정산 주기를 반드시 확인할 것. 크몽은 구매 확정 후 약 2주, 스마트스토어는 구매 확정 후 다음날 정산이다.
지금 이 시점, 해볼 만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 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직장을 그만두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 9월 기준으로 부업 수익이 월 80만 원대에 진입했고, 연내에 150만 원을 넘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있지만, 0에서 시작해서 6개월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