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앞두고 밤잠 못 자고 있나요?
몇 달 전, 저 박씨는 정말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딸아이 결혼 준비하면서 신혼집 전세를 알아보다가, 하마터면 2억 3천만 원을 날릴 뻔했거든요. 계약서에 도장 찍기 직전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게 천만다행이었지요. 그때 제가 몰랐던 것들, 알았더라면 훨씬 덜 떨렸을 것들을 오늘 솔직하게 풀어드릴게요.
요즘도 뉴스 보면 전세사기 피해자 얘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전국 전세사기 피해 신고 건수가 약 1만 4천 건을 넘었고, 피해 금액만 따지면 수조 원대라고 하잖아요. 숫자로만 들으면 남 얘기 같지만, 막상 내 자식 전세 구하는 입장이 되면 이게 딱 내 얘기가 되는 겁니다.
깡통전세, 이중계약, 무자격 임대인, 허위 등기, 선순위 담보 과다 설정 — 이 다섯 가지가 전체 피해의 약 78%를 차지합니다.
사기꾼들이 노리는 건 딱 하나, 방심입니다
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딸이 마음에 드는 빌라를 찾았고, 집주인이라는 사람이 “요즘 전세 물건 귀한데 빨리 계약 안 하면 다른 사람한테 넘어간다”고 재촉을 엄청 했습니다. 계약 당일 날 처음 만났는데, 명함도 있고 말도 청산유수고, 집도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돼 있어서 의심을 안 했지요. 근데 제가 계약 전날 밤에 문득 생각이 나서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어봤더니 근저당이 무려 1억 8천만 원이나 잡혀 있었습니다. 전세금이 2억 3천이었는데 말이에요. 이미 집값보다 빚이 더 많은 상태였던 거예요.
그 순간 손이 떨렸습니다. 만약 제가 그냥 믿고 도장 찍었더라면, 경매 넘어가도 한 푼도 못 건지는 상황이 됐을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집주인은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두 채에서 사기를 친 전력이 있더라고요.
계약 전 반드시 해야 할 5단계 절차
- 등기부등본 직접 열람 (계약 당일 오전에 다시 확인)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700원이면 바로 열람 가능합니다. 중개인이 미리 뽑아온 것 믿지 마세요. 사기꾼들은 며칠 전 깨끗한 등기 보여주고 당일 오전에 근저당 설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반드시 계약 당일 오전 10시 이후에 본인이 직접 뽑아보세요. - 건축물대장 확인 (불법 건축물 여부)
정부24 사이트에서 무료로 발급 가능합니다. 반지하, 옥탑방, 불법 증축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불법 건축물은 나중에 전세보증보험 자체가 안 됩니다.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먼저 체크
HUG(주택도시보증공사) 홈페이지에서 미리 조회해보면 그 집이 보증 가입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있어요. 2026년 현재 기준, 보증한도는 수도권 5억 원, 지방 3억 원으로 바뀌었으니 꼭 최신 기준으로 확인하세요. - 임대인 신분증 + 등기상 소유자 일치 확인
정말 기본인데 이게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위임장으로 대리인이 나온 경우, 반드시 임대인 본인과 영상통화라도 해서 얼굴을 확인하세요. 대리인 사기가 2025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 전입신고 + 확정일자 입주 당일에 바로
이사 들어간 날 오후, 늦어도 다음 날 오전 안에는 주민센터 가서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 받으세요. 이게 하루라도 늦으면 대항력이 생기는 시점이 달라져서 경매 시 후순위로 밀릴 수 있습니다.
제가 몰라서 놓칠 뻔한 것들 — 선순위 세입자 확인
등기부등본 확인했다고 다 끝난 게 아닙니다. 저도 이건 한참 뒤에 알았는데, 등기에는 안 잡히는 선순위 세입자가 존재할 수 있어요. 임대인에게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요청할 수 있는데, 2021년 6월 이후부터 임차인이 임대차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아 관할 주민센터에서 해당 주소 전체 세입자의 확정일자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됐거든요. 이 서류 받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눈치 보지 마세요. 당당하게 요청하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같은 빌라에 세입자가 이미 3명이 있고, 다 확정일자를 받아둔 상태라면 내가 아무리 전세보증보험 가입해도 경매 시 나눠 가질 돈이 부족할 수 있어요. 숫자로 계산해보면 더 명확합니다. 집값 시세가 3억인데 선순위 합산이 이미 1억 5천, 내 전세금이 1억 5천이라면 딱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경매 시 낙찰가가 시세의 70~75% 수준인 걸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위험한 겁니다.
(선순위 채권 합산 + 내 전세금) ÷ 집 시세 × 100 = 70% 이하일 때만 계약 진행
이 수치가 70%를 넘으면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포기합니다.
2026년 달라진 제도, 이것만큼은 꼭 활용하세요
2026년부터 달라진 게 몇 가지 있는데 이걸 모르면 손해입니다.
- 전세사기피해자 지원법 개정 (2025년 12월 시행): 피해자 범위가 확대됐고, 긴급 주거 지원 대상이 보증금 기준 수도권 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상향됐습니다.
- 깡통전세 위험 알림 서비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앱에서 해당 주소지의 위험도를 3단계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2025년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입니다. 2026년 현재 전국 확대 적용됐으니 꼭 써보세요.
-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 변경: 2026년 1월부터 다가구 주택의 경우 선순위 세입자 합산 확인이 의무화됐습니다. 이전에는 개인이 알아서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는 보증 가입 심사 과정에서 자동으로 체크됩니다.
- 전세계약 신고제 정착: 보증금 6천만 원 이상 전세계약은 30일 이내 신고 의무가 이미 정착됐고, 미신고 시 과태료 100만 원이 부과됩니다.
계약서 쓸 때 꼭 넣어야 할 특약 문구
일반 중개인이 알려주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특약입니다. 계약서 특약란에 아래 문구를 직접 요구해서 넣으세요. 안 넣어준다고 하면 그 계약, 그냥 안 하는 게 낫습니다.
- “임대인은 본 계약 이후 추가 근저당 설정 및 담보 제공을 하지 않는다.”
-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취득 전까지 임대인은 해당 부동산에 대해 어떠한 권리 변동도 하지 않는다.”
-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불가할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다.”
- “임대인의 세금 체납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즉시 해제할 수 있다.”
세금 체납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나 더 말씀드리면,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 동의서 받아서 세무서나 지자체에 납세증명원을 요청하면 돼요. 2023년부터 법이 바뀌어서 임차인이 요청 가능하게 됐고, 거절하면 오히려 더 수상한 거라고 보면 됩니다.
전세사기 예방 최종 체크리스트
- 등기부등본 — 계약 당일 오전 본인 직접 열람 (iros.go.kr, 700원)
- 건축물대장 — 불법 건축물 여부 확인 (정부24 무료)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HUG 홈페이지 사전 조회
- 임대인 신분증과 등기상 소유자 동일인 확인
- 선순위 세입자 확정일자 현황 확인
- (선순위 채권 + 전세금) ÷ 시세 = 70% 이하 여부
- 임대인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