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점핑다이어트로 5kg 뺐던 내가 다시 생각나는 이유

1부: 거울 앞에서 멈춘 어느 3월의 아침

2024년 3월 둘째 주 월요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제 자택 욕실이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섰는데, 문득 시선이 옆구리에 멈추더군요. 분명히 작년 이맘때쯤엔 허리띠 구멍이 두 칸 줄어들어서 아내한테 자랑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 거울 속 제 모습은 그때로 완전히 돌아가 있었습니다.

“여보, 나 작년에 점핑 열심히 해서 5킬로 뺐잖아. 근데 왜 다시 이 모양이지?”

아내는 화장대 앞에서 고개도 안 돌리고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12월부터 안 뛰었으니까 그렇지.” 그 말이 정곡을 찔렀습니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30분씩 트램펄린 위에서 점핑을 했거든요. 그런데 연말 모임이 늘어나면서 하루 이틀 빠지기 시작했고, 1월엔 “추우니까 다음 주부터”라고 미루다가, 2월엔 아예 트램펄린에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체중계에 올라갔습니다. 78.4kg. 작년 최저 체중이 73.2kg이었으니까 정확히 5.2kg이 다시 붙어 있더라고요.

2부: 왜 우리는 뺀 살을 다시 찌우는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예전엔 다이어트를 “목표 달성형 프로젝트”로 생각했습니다. 컨설팅 현장에서 기업 회생시킬 때처럼, 목표 체중 찍으면 끝이라고 여겼던 거죠. 2019년에 처음 점핑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개월 만에 7kg을 뺐고, “이제 됐다”고 생각하며 운동을 뚝 끊었습니다. 결과요? 6개월 만에 9kg이 돌아왔습니다. 원래 체중보다 2kg이 더 붙어버린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오해를 합니다. “의지력이 부족해서 다시 찐다”고 자책하시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우리 몸에는 ‘세트 포인트’라는 게 있습니다. 뇌가 기억하는 기준 체중 말입니다. 급격하게 체중을 빼면 몸은 이걸 “위기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리고, 조금만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방어 모드에 들어가죠. 제가 점핑으로 열심히 뛰면서 5kg을 뺐어도, 운동을 멈추자마자 몸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친 겁니다.

제가 30년간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회사를 한 번 살려놓고 손 떼면, 그 회사는 높은 확률로 다시 무너집니다. 구조조정으로 흑자 전환시켜놓고 “이제 끝”이라고 철수하면, 2년 안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수십 번 봤습니다. 다이어트도 똑같더라고요. 체중 감량은 “달성하고 끝나는 목표”가 아니라 “유지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던 겁니다.

3부: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날 거울 앞에서 결심한 뒤, 저는 바로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요. 제가 실제로 한 것들을 단계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빈도를 두 배로 늘렸습니다. 작년엔 아침에 30분씩 점핑을 했거든요. 근데 이게 문제였습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지면 “오늘은 시간 없으니까 패스”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15분으로 줄였습니다. 대신 아침 15분, 저녁 15분으로 하루 두 번 뛰기로 했습니다. 총 시간은 같은데, 한 번에 해야 할 부담이 확 줄어드니까 “그냥 15분인데 뭐”라는 마음으로 매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둘째, 트램펄린을 거실 한가운데로 옮겼습니다. 작년엔 베란다 구석에 뒀었거든요. 눈에 안 보이니까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아예 거실 TV 앞에 딱 놔뒀습니다. 소파에 앉으려면 트램펄린을 밟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요. 아내가 처음엔 불평했는데, 제가 “나 죽고 싶으면 치워”라고 했더니 그 뒤론 말 안 하더군요.

셋째, ‘쉬는 날’을 전략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작년엔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하루 빠지면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엔 일주일에 일요일 하루는 무조건 쉬기로 정했습니다.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오늘 끝까지 하자”는 마음으로 토요일을 버틸 수 있게 됐고, 월요일엔 “어제 쉬었으니까 오늘은 뛰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결과를 말씀드리면, 3월 둘째 주에 다시 시작해서 6월 첫째 주에 체중을 쟀을 때 74.8kg이 나왔습니다. 약 3개월 만에 3.6kg이 빠진 겁니다. 작년처럼 급격하게 빠진 건 아닌데, 솔직히 이번이 더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엔 “끝났다”는 느낌이 안 들거든요. 지금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15분씩 뛰고 있고, 트램펄린은 여전히 거실 한가운데 있습니다.

4부: 30년간 사람들을 보며 발견한 패턴

제가 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수백 명의 대표들을 만났는데, 재미있는 건 다이어트 실패 유형이 사업 실패 유형과 거의 똑같다는 겁니다.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더라고요.

첫 번째는 “올인형”입니다. 사업할 때 전 재산 몰빵하는 사람들이요. 이 유형은 다이어트도 극단적으로 합니다. 하루 1,000칼로리에 운동 2시간씩. 단기간에 확실한 성과를 내지만, 한 번 무너지면 그대로 끝입니다. 작년의 저도 이 유형에 가까웠습니다.

두 번째는 “완벽주의형”입니다. 사업 계획서를 6개월간 쓰다가 결국 창업 안 하는 분들 있죠. 이 유형은 “최적의 운동법”을 찾느라 정작 운동은 안 합니다. 유튜브에서 점핑다이어트 영상만 50개 보고, 어떤 트램펄린이 좋은지 한 달간 비교하다가, 사고 나서도 “자세가 완벽하지 않으면 효과 없대”라며 시작을 미룹니다.

세 번째는 “핑계형”입니다. 이건 업종 불문하고 제일 많이 보는 유형입니다. “요즘 바빠서”, “날씨가 안 좋아서”, “무릎이 좀 안 좋아서”. 30년간 이런 분들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유형의 공통점은 “안 되는 이유”를 찾는 속도가 “되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제가 깨달은 진짜 원인은 이겁니다. 우리는 “변화”는 원하면서 “변화된 상태의 유지”는 원하지 않습니다. 5kg 빼는 건 원하는데, 5kg 뺀 사람으로 평생 사는 건 생각 안 하거든요.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박”은 원하면서 “대박 난 뒤에 그걸 유지하는 일상”은 상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목표 달성 순간 동력이 꺼지는 겁니다.

5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당신도 저처럼 “한 번 성공했다가 원점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게 다이어트든, 사업이든, 공부든, 인간관계든 말입니다. 그 기분 알아요. “나는 왜 맨날 이러지”라는 자책감, “그때 그냥 유지했으면 됐는데”라는 후회. 그 감정들이 발목을 잡죠.

근데 말입니다, 저는 30년간 수백 개의 기업이 무너지고 일어서는 걸 봤습니다. 한 번에 쭉 성공한 회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들 넘어졌다 일어나고, 또 넘어졌다 또 일어났습니다. 중요한 건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속도”였습니다.

당신이 작년에 뺀 5kg이 다시 돌아왔다고요? 괜찮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문제는 “다시 돌아왔으니까 나는 안 되나 봐”라고 결론 내리는 겁니다. 그렇게 결론 내리는 순간, 정말로 안 되는 겁니다.

지금 당장 구석에 처박힌 트램펄린을 거실 한가운데로 끌어내세요. 오늘 저녁, 딱 15분만 뛰어보세요. 그리고 내일 아침에 또 15분. 그게 시작입니다. 거창한 계획 필요 없습니다. 완벽한 자세 몰라도 됩니다. 그냥 뛰세요. 당신은 이미 한 번 해본 사람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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