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남역 카페에서 만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 A씨가 던진 한 마디가 계속 맴돈다. “과장님, 우린 3년간 Notion에 다 때려 박았는데 결국 못 찾겠더라구요. 회의록도 있고 클라이언트 정보도 있고 캠페인 기록도 있는데, 정작 필요한 건 언제나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거야.” 그러더니 요즘은 Roam Research로 갈아탔대며 태블릿을 보여줬다. 처음엔 “또 하나의 노트 앱이 뭘 다르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설명을 듣다 보니 깨달음이 왔다. 이건 단순한 도구 변경이 아니라 정보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는 거다. 30년 전략기획 경험과 최근 창업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Notion과 Roam의 차이, 그리고 왜 에이전시 같은 협업 환경에서 Roam으로 옮겨가는지 그 진짜 이유를 이번 기회에 풀어보려고 한다.

1. Notion과 Roam, 뭐가 이렇게 다를까요?

먼저 쉽게 말하면, Notion은 ‘파일 캐비닛’이고 Roam은 ‘뇌의 신경망’이다. 그렇죠? Notion은 뛰어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페이지를 만들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정렬하고, 필터링하고, 아름답게 꾸민다. 마치 회사의 모든 정보를 한 곳에 정리해놓는 거처럼 느껴진다. 2024년 현재 전 세계 3,000만 명 이상이 Notion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무언가 ‘완성된’ 느낌 때문이다.

근데 이게 아니더라구요. 에이전시에서 일하다 보면, 정보는 사실 ‘정리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 A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논의가 나왔는데, 그게 지난달 B 클라이언트와의 회의에서 나온 ‘색상심리’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색상심리가 또 3년 전 어떤 캠페인 사례와 연결된다. 이런 ‘연결’이 창의성을 만드는데, Notion으로는 이 연결을 한눈에 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Roam은 이를 역으로 생각한다. 모든 정보는 ‘고립된 페이지’가 아니라 ‘상호 연결된 노드(node)’라고 본다. 쉽게 말하면, 당신의 뇌 속 뉴런들이 서로 연결되어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Roam도 그렇게 작동한다. 당신이 쓴 모든 문장이 다른 페이지와 자동으로 연결되고, 그 연결 고리를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2023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1년간 Roam으로 갈아탄 에이전시 수가 약 240% 증가했다고 한다.

💬 Notion은 정보를 ‘저장’하는 도구, Roam은 정보를 ‘연결’하는 도구다.

2. 에이전시 대표들이 구체적으로 느낀 Roam의 장점들

자, 그럼 에이전시 실무에서 Roam이 구체적으로 뭐가 좋은지 물어볼까요? 30년간 마케팅 전략을 짜며 느낀 점과 최근 스타트업에서 경험한 것들을 섞어서 얘기해보겠다.

첫 번째: 검색이 직관적이다

Notion에서 정보를 찾으려면? 먼저 어느 데이터베이스에 있을지 ‘추측’해야 한다. ‘클라이언트 정보면 클라이언트 DB에 있겠지’ ‘캠페인 아이디어면 아이디어 페이지에’ 이런 식으로다. 근데 많은 경우 ‘혹시 이건 회의록에 있지 않을까?’ ‘아니면 개인 노트에?’ 이렇게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2024년 기준으로 평균 에이전시 직원은 업무 시간의 약 12% 정도를 ‘정보 찾기’에 소비한다고 한다. 엄청난 시간 낭비다.

Roam에선 그냥 검색하면 된다. “색상심리”라고 검색하면, 내가 어디서 이 개념을 언급했든 모두 뜬다. 그것도 단순히 ‘텍스트 매칭’이 아니라 ‘컨텍스트’와 함께. 어떤 클라이언트와의 회의에서 나왔는지, 어떤 캠페인 맥락에서 나왔는지까지 전부 보인다. 시간으로 따지면 월 20~30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팀의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 명시화된다

이건 30년 경력자로서 말하는 건데, 대기업에서 가장 큰 손실이 뭐냐면 ‘경험 많은 사람의 머릿속 노하우’가 조직에 남지 않는다는 거다.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나면 끝이다. Notion 같은 도구로는 이를 크게 막을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문서화해도, 그건 ‘정해진 형식’의 정보일 뿐이기 때문이다.

Roam에서는 자연스럽게 내가 아이디어를 적으면, 그 아이디어가 과거 어떤 클라이언트들과 연결되어 있는지 자동으로 보인다. 내가 “고객 세분화(Segmentation)”라고 쓰면, 지난 2년간 이 개념과 함께 나온 모든 클라이언트 사례, 캠페인, 결과들이 ‘관련 페이지’로 떠오른다. 신입직원이 이 정보를 보면, 명시적인 설명 없이도 ‘아, 우리 회사는 세분화를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적용하는구나’를 깨닫는다.

세 번째: 크리에이티브 시너지가 생긴다

이건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에이전시의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다. 그런데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 아이디어들의 ‘예상 밖의 조합’에서 나온다. A 클라이언트를 위한 SNS 전략 + B 클라이언트를 위한 브랜드 스토리텔링 + C 클라이언트의 타겟층 인사이트 = 완전히 새로운 캠페인 개념.

Roam의 그래프 기능(관계도)을 보면, 이런 ‘의외의 연결’을 발견할 확률이 훨씬 높다. 시각적으로 모든 정보의 ‘네트워크’가 보이니까. 광고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세렌디피티(serendipity) 효과’라고 부른다. 우연의 발견이 자주 일어난다는 의미다.

💬 Roam은 정보 검색 시간을 50% 줄이고, 창의적 연결고리 발견을 3배 증가시킨다.

3. 그럼 Notion이 완전히 쓸모없는 걸까요?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건 중요한 부분이니까 명확히 하자. Notion은 ‘구조화된 데이터’에 최강이다. 클라이언트 정보 데이터베이스, 계약 관리, 청구 내역, 편집 일정표 같은 ‘정형화된 정보’는 Notion이 훨씬 낫다. 쉽게 말하면, Notion은 ‘엑셀을 예쁘게 만든 도구’인데, 이런 용도로는 최고다.

따라서 똑똑한 에이전시들은 ‘하이브리드 전략’을 쓴다. 클라이언트 정보, 프로젝트 일정, 청구 정보 같은 건 Notion의 데이터베이스에. 창의 작업, 브레인스토밍, 인사이트, 아이디어는 Roam에. 이렇게 분리하면 각 도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상위 50개 에이전시 중 약 68%가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한다.

4. Roam Research 도입을 위한 실전 가이드

그렇다면 에이전시나 마케팅팀이 Roam으로 갈아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최근 스타트업 세팅할 때 배운 실전 노하우를 풀어놓겠다.

단계 1: 현재 상태 진단 (1주일 소요)

먼저 당신의 팀이 지금 얼마나 ‘정보 검색’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측정해라. 한 달간 직원 5명에게 ‘정보를 찾는데 걸린 시간’을 기록하게 하자. 평균적으로 일 3시간 정도가 나올 것 같다. 이게 현재의 ‘문제 크기’다.

동시에 “Roam의 기본 개념”을 팀에 설명하자. 유튜브에 “Roam Research introduction”을 검색하면 10~15분짜리 튜토리얼이 있다. 무료다. 모든 직원이 보게 하자. 대략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단계 2: 파일럿 프로젝트 시작 (2주일 소요)

전사적 도입은 하지 말고, 한 팀(3~5명)에서 시작하자. 보통 ‘크리에이티브 팀’ 또는 ‘전략팀’이 가장 적합하다. 왜냐하면 이들이 ‘정보의 연결’에서 가장 큰 가치를 얻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Roam Research 개인 라이선스는 월 15달러다. 팀 버전은 월 45달러(팀원 무제한). 파일럿 팀 규모면 월 45달러면 충분하다.

그 팀에서 ‘지난 1개월간의 모든 회의록’을 Roam에 옮겨라. 각 회의록마다 ‘#클라이언트명’ ‘#캠페인주제’ ‘#참석자’ 같은 태그를 붙여라. Roam은 이 태그들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관계도로 만들어준다. 약 1주일이면 기본 구조가 완성된다.

단계 3: 검증 및 확대 (3주일 소요)

파일럿 팀에게 피드백을 받아라. 구체적인 질문은 이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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